Insight No.20 |

김치 하나 넣으려고 냉장고를 왜 또 살까?

부엌으로 옮긴 마당의 김칫독, 딤채

Insight No.20 | 딤채

김치 하나 넣으려고 냉장고를 왜 또 살까?

부엌으로 옮긴 마당의 김칫독, 딤채

흰 테두리에 붉은 문이 달린 뚜껑형 딤채 김치냉장고 사진 위에 파란 essence 배지와 선언 네 줄. "김치를 위한 냉장고를 살 이유는 먹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다. 딤채는 설명보다 직접 써 보게 했고, 오로지 맛으로 시장을 사로잡았다."
인스타그램에서 7장 전체 보기@nonscale_official(새 창)

우리 집 김치냉장고를 다들 딤채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딤채(@winia.story)

김치는 땅에 묻은 독에서 익었다. 바깥이 영하 10도로 내려가도 흙 속의 독 안은 영하 1도 안팎이다. 얼기 직전의 그 온도에서 김치는 겨우내 천천히 맛이 든다. 냉장고 한 칸에 넣은 김치는 금세 시었다.

김치냉장고는 1984년 금성사가 먼저 냈다. 그때는 마당에 독을 묻던 때라 널리 퍼지지 않았다. 1990년대 들어 아파트로 이사하는 집이 늘었고, 새집에는 독을 묻을 마당이 없었다.

1993년, 자동차 부품과 에어컨을 만들던 만도기계가 김치연구소를 세웠다. 3년 동안 김치 100만 포기를 담가 익히며 땅속 김칫독의 온도를 찾았다. 찬 공기는 무거워서 뚜껑을 위로 열면 안에 고인 채 남는다. 그래서 문 대신 뚜껑을 독처럼 위로 달았고, 찬 바람을 돌리는 대신 벽을 흙처럼 차게 했다. 이름은 냉장고가 아니라 김치의 옛말에서 가져왔다. 딤채가 짐치를 거쳐 김치가 됐다.

1995년 11월 딤채가 나왔다. 하지만 냉장고가 있는 집에 냉장고를 하나 더 사라고 말로 설득할 수는 없었다. 김치 맛은 겨우내 먹어 봐야 안다. 그해 겨울 3천 대를 요리사와 주부들의 집에 반년 동안 무료로 들였다. 그 집들은 딤채에서 익은 김장김치를 겨우내 먹었다. 반년 뒤 100집 가운데 97집이 딤채를 샀다.

이듬해 2만 대, 4년 뒤에는 50만 대 넘게 팔렸다. 지금은 열 집 가운데 아홉 집에 김치냉장고가 있고, 스무 곳 넘는 회사가 만들어 해마다 100만 대 넘게 팔린다. 아파트 부엌으로 마당의 김칫독이 들어왔고, 딤채라는 이름은 김치냉장고를 부르는 말이 됐다.

덧붙이자면 반년을 써 본 집들은 반값에 살 수 있었다. 지금의 김치냉장고에는 김치 말고도 쌀과 과일, 고기와 술이 들어간다.

김치를 위한 냉장고를 살 이유는 먹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다.
딤채는 설명보다 직접 써 보게 했고, 오로지 맛으로 시장을 사로잡았다.

essence

김치를 위한 냉장고를 살 이유는먹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다.딤채는 설명보다 직접 써 보게 했고,오로지 맛으로 시장을 사로잡았다.

what's your nonscale?

땅에 묻은 김칫독 안은 한겨울에도 영하 1도였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김치냉장고는 몇 도에 맞춰져 있나요? 🥬

#김치 #김치냉장고 #딤채 #김장 #장독대 · 이야기의 장소 아산시

참고자료 6건 · 사진 출처
  1. 위니아, “브랜드 소개 — 딤채” (winia.com)
  2. 국립민속박물관 웹진, “독에서 ‘김치냉장고’로: 전통이 빚어낸 현대 기술” (2025.4)
  3. 이데일리, “김장독에서 출발한 토종가전 1호 ‘딤채’”
  4. 디지털데일리, “[D데이] 1995. 11. 20 ‘딤채 CFR-052E’ 출시” (2021)
  5. 한국일보, “마케팅 열전 / 만도 김치냉장고 ‘딤채’” (2003)
  6. 노써치, “최초의 김치냉장고는 ‘딤채’가 아니예요!”

사진 출처 · 01·07 Wikimedia Commons · 02 여행을 만나다 · 03·04·05 위니아 딤채 · 06 oasis mark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