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No.12 |

새 가방 맞아? 왜 얼룩이 있을까?

트럭 방수포로 만든 가방, FREITAG

프라이탁 매장에는 같은 가방이 하나도 없습니다. 🎒프라이탁(@freitaglab)

가방의 무늬는 공장에서 찍어 온다. 새 천을 짜고 무늬를 찍고, 도면 하나로 수천 장을 자른다. 그래야 똑같은 가방이 수천 개 나오고 값이 내려간다. 같은 가방 수천 개에서 얼룩과 긁힘은 골라내야 할 하자다. 비를 막는 가방도 새 천에 방수를 입혀 그렇게 만든다.

1993년 취리히. 그래픽 디자이너 형제는 자전거를 탔고, 비 오는 날 종이 도안이 젖지 않을 가방이 필요했다. 창밖 고속도로의 트럭은 방수포를 덮고 빗속을 달리고 있었다. 첫 방수포를 자전거 수레로 실어 와 카펫 가위로 잘랐다. 두꺼운 천에 집 재봉틀 두 대가 망가졌고, 가구 공방의 재봉틀을 빌려 첫 가방을 꿰맸다. 어깨끈은 헌 자동차 안전벨트, 테두리는 자전거 속 튜브였다.

지금 그 방수포는 트럭에서 평균 6년을 달린 뒤에 온다. 유럽 운송 회사나 광고주가 쓰다 내린 방수포를 쓸 수 있는 무게로 값을 쳐 산다. 다섯 사람이 도로에서 트럭을 찍고 전화를 돌려 찾는다. 너무 마르고 갈라진 것은 골라내고, 얼룩과 글자는 그대로 둔다. 취리히 공장에서 씻는 물의 절반은 지붕에 받은 빗물이다.

씻은 방수포 위에 가방 모양대로 뚫은 투명한 본을 올린다. 방수포마다 사람이 본을 옮겨 가며 어디를 자를지 정한다. 글자가 들어오는 자리와 한 장에서 나올 개수를 함께 본다. 글자와 색은 트럭 회사가 찍었고, 얼룩은 도로가 남겼다. 잘린 조각은 포르투갈·체코·불가리아의 공장에서 꿰맨다.

형제가 메려고 만든 가방을 친구들이 하나씩 달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살던 동생은 그곳 자전거 배달원들에게 먼저 메게 해 봤다. 1999년에야 첫 가게가 생겼다. 스키 마을 다보스였다. 2000년 온라인 가게를 열자 주문이 나라 밖에서 왔다.

같은 방수포라도 자르는 자리가 다르면 다른 가방이 된다. 그래서 가방 하나하나를 따로 사진 찍어 그 사진으로 판다. 온라인 매장의 4천 개 안팎이 전부 저마다의 사진이다. 모델은 예순 가지, 이름은 F13처럼 번호. 고르는 건 사진 한 장이다.

2003년 뉴욕 현대미술관이 첫 모델 F13을 소장했다. 2006년 취리히 고가도로 옆에 함부르크 항구에서 쓰던 컨테이너 19개를 기차로 실어 와 쌓았다. 네 층에 가방 1,600개가 걸렸고 꼭대기는 26m 전망대다. 거기 서면 방수포를 덮은 트럭이 지나가는 게 보인다. 2019년 서울 압구정에도 매장이 열렸고, 지금 25개국 30곳이다. 취리히 공장에서는 230명이 해마다 방수포 270톤을 씻고 자른다.

덧붙이자면 방수포는 PVC와 폴리에스터가 붙어 있어 가방이 다한 뒤에는 다시 나눌 수 없다. 회사는 그 사실을 스스로 적어 두었고, 그래서 다시 나눌 수 있는 방수포를 새로 만들어 2022년부터 트럭에 달고 시험하고 있다.
트럭의 방수포로 가방을 만들고, 컨테이너박스로 매장을 지었다.

아무도 재료로 보지 않았던 것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찾아냈다.

지금 창밖에는 무엇이 지나가고 있을까.

essence

트럭의 방수포로 가방을 만들고,컨테이너박스로 매장을 지었다.아무도 재료로 보지 않았던 것에서차별화된 가치를 찾아냈다.

what's your nonscale?

프라이탁 매장에는 같은 가방이 하나도 없고, 새 가방에는 얼룩이 묻어있죠 🙄

#Freitag #프라이탁 #가방 #패션 · 이야기의 장소 FREITAG-Flagship Store Zürich

참고자료 0건 · 사진 출처

사진 출처 · 01·02·03·04·05·06·07·08·09·10 freitag